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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단에 사의를 표한다.”, “문 대통령을 세 차례 만난 감정을 말씀드리면 ‘우리가 정말 가까워졌구나’ 하는 것이다. 조미 상봉의 역사적 만남은 문 대통령의 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판문점의 봄이 평양의 가을로, 이제는 정말 결실을 맺을 때”라고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역사적인 남북 수뇌들의 만남과 회담은 2018년 9월 18일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런데 필자는 이날 언론보도들 가운데서 남측 공동취재단이 썼던 “파격적 예우 북 외교사상 처음”라고 한 표현이 아무래도 거슬렸다. 외교라니?

혹시 그저 표현이 그렇게 되었을 뿐인데 극단한 해석을 한다는 소리를 들을지 모르겠지만 이날의 역사적인 만남, 나아가서 남북관계가 외교이겠는가?

이같은 일이 이번에 처음 있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자주의 원칙을 확인하고 이미 채택된 남북선언들과 모든 합의들을 철저히 이행함으로써 남북 관계개선과 발전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 나간다는 판문점선언의 정신에 따라서 마련된 평양에서의 역사적인 만남은 결코 외교가 아니다.

물론 분단된 남북이 제각기 유엔에 가입하고 국제회의나 스포츠경기에도 따로 따로 참가하고 있는 만큼 서로의 관계가 국제관계의 모양새를 띠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모양새는 어디까지나 모양새이지 실체는 아니다.

남과 북은 이미 1991년에 기본합의서를 통해서 서로의 관계가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니라 통일을 지향해가는 특수한 관계라고, 그것도 제각기 유엔에 가입한 직후에 온 세계앞에서 선언하지 않았는가.

이렇게 말하면 이미 발표된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또한 4.27판문점선언에는 엄연히 서명 당사자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장(혹은 국무위원장)”, “대한민국 대통령”이라고 명기되어 있지 않느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선언들은 모두 나라의 평하적 통일, 혹은 평화와 번영, 통일을 염원하는 온 겨레의 한결같은 지향을 담아 두 수뇌들이 만나서 회담을 했다면서 그 합의 결과에 대해서 명기해놓고 있다. 말하자면 통일지향적인 호상 인정 및 존중이라고 할까.

멀리 거슬러 올라갈 것도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9월 18일 평양에 도착한 직후에 비행기에서 육지가 보일 때부터 내릴 때까지 북한 산천과 평양 시내를 죽 봤다, 보기에는 갈라진 땅이라고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역시 우리 강산이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다.

그는 또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을 진행하기에 앞서 “평화와 번영으로 겨레의 마음은 하나!”라고 방명록에 쓰기도 했다.

보다 결정적으로는 다른 남북간의 회담도 그러하지만 매번 수뇌상봉과 회담이 진행될 때마다 그것이 외교라면 절대로 없어서는 안될 통역이 없이 진행되어왓다. 이번에도 역시 그렇다. 이 마당이 국가간의 관계가 아니라 동족간의 만남과 회담이기 때문이라는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다시 확인하건대 민족의 운명을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서 개척하자고 남북의 수뇌들이 내린 결단에 따라서 진행되는 상봉과 회담 또한 그 합의에 따라서 진행되는 남북의 각종 회담과 교류, 협력들은 어떤 모양새를 띠든 결코 외교가 아니다.

갓 시작된 수뇌상봉과 회담은 정해진 일정과 의제에 따라 성과리에 진행되리라 믿는다. 그러되 첫날에 스스로 했던 생각을 정리해보았다.(K)


2018.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