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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화(대동연구소 소장)

2018년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남북정상들의 상봉과 회담이 진행되었다.

정상회담(이하 평양회담)의 결과 9월 19일에는 4.27판문점선언을 이행하고 민족의 화해와 단합, 번영을 앞당겨 이룩해 나가는데서 중요한 이정표라고 하는 9월평양공동선언(이하 평양선언)이 발표되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남측의 문재인 대통령이 15만 평양시민들앞에서 직접 연설하거나 남북의 정상이 민족의 성산 백두산에 함께 오르는 등 지금까지 남북 정상들의 상봉과 회담에서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이 벌어짐으로써 온 겨레는 물론 세계에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그리고 그를 통해서 탄생한 공동선언에 대해서도 “과거 어느 때와도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격적이고 포괄적이다.”, “판문점선언을 구체화하는 수준을 넘어 한반도 평화에 돌이킬 수 없는 이정표를 세웠다.”고 온 겨레가 지지환영했다.

그런데 충분히 예상된 일이기는 하지만 한국의 반대세력은 회담과 선언에 대해서 갖은 악담을 퍼부었으며, 미국에서도 보수층이 “미흡하다”거나 “비확화 없이 제재를 해제하지 않겠다”고 마치나 전승국이 전패국을 대하듯 말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들어 일어난 조선(한)반도 정세의격변속에서 외토리신세가 되어 있는 일본 역시 여전히 낡아 빠진 ‘북조선악마화’의 잣대로 품위 없고 무지한(혹은 고의적인) 자의적 해석을 늘어놓고 있다.

그로 말미암아 주변사람들이 마치나 이번 평양회담에서는 비핵화문제만이 다루어졌거나 평양선언이 비핵화에 관한 선언인듯한 인상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른 문제이면 몰라도 민족사에 특기할 이번 평양회담과 여기서 발표된 평양선언의 기본정신과 취지가 왜곡되었으니 이를 결코 좌시할 수 없어서 미력하나마 한마디 하기로 했다.

평양선언은 민족자주 원칙이 관통된 평화, 번영선언이자 통일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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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발표된 평양선언이 어떤 선언인지 원문에 기초해서 다시 확인해 보자.

선언문의 서문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민족자주와 민족자결의 원칙을 재확인하고 남북관계를 민족적 화해와 협력, 확고한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해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였으며 현재의 남북관계 발전을 통일로 이어갈 것을 바라는 온 겨레의 지향과 염원을 정책적으로 실현하기 위하여 노력하기로 하였다”고 이번 정상회담이 무엇때문에 열렸으며 거기서 어떤 문제가 주로 다루어졌는가 하는 문제가 명기되어 있다.

이와 관련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선언문 발표에 앞서 진행된 공동기자회견에서 자신과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자주의 원칙을 다시금 확인하고 첫 출발을 잘 뗀 북남관계를 시대와 민심의 요구에 부응하게 한단계 도약시켜 전면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에 대해 의논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선언문에는 판문점선언을 철저히 이행하여 남북관계를 새로운 높은 단계로 전진시켜 나가기 위한 실천적 대책으로서 ①군사적 적대관계 해소, ②교류와 협력의 증대 및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을 위한 대책 강구, ③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 등 인도적 협력 강화, ④다양한 분야의 협력과 교류 추진, ⑤조선(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데 대하여, ⑥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방문이라는 여섯개 항목의 합의사항이 담겨졌다.

주변에서 집착하다싶이 말하는 비핵화 문제는 그중의 한 항목이다.

이렇게 보면 평양선언은 비핵화에 관한 선언이 아니라 4.27판문점선언에서 강조된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자주의 원칙이 그대로 관통된 평화, 번영선언이자 통일선언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공동기자회견에서 선언은 길지 않아도 여기에는 새로운 희망으로 높뛰는 민족의 숨결이 있고, 강렬한 통일의지로 불타는 겨레의 넋이 있으며 머지 않아 현실로 펼쳐질 우리의 꿈이 담겨져 있다고 말했다. 만약에 선언문에서 비핵화문제만이 다뤄졌다면 이런 문제가 강조되었겠는가?

공동기자회견에서 두 정상은 상징적인 공통성을 보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올해 들어 북과 남이 함께 손잡고 걸어온 평창으로부터 평양으로의 220여일, 이 봄, 여름 계절은 혈연의 정으로 따뜻하고 화합과 통일의 열기로 뜨거웠습니다. 그 정과 열을 자양분으로 판문점의 봄날에 뿌린 화합과 평화의 씨앗들이 싹트고 자라 가을과 더불어 알찬 열매가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봄, 한반도에서는 평화와 번영의 씨앗이 뿌려졌습니다. 오늘 가을의 평양에서 평화와 번영의 열매가 열리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두 정상이 이처럼 판문점의 봄에 뿌려진 씨앗이 평양의 가을에 열매를 맺었다고 같은 평가를 한 것은  결코 우연한 일치가 아닐 것이다.

비핵화는 미국의 상응한 노력이 있어야 실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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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선언은 결코 비핵화에 관한 선언이 아니다. 그렇다고 이번 평양회담에서 비핵화 문제가 소흘히 다루어졌다거나 조선이 이 문제를 외면한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더욱이 앞으로 이 문제가 조미간에서 대루어져 나가는 만큼 여기서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도 몇가지 언급하기로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9월 19일 공동기자회견에서 “이번에 나는 문재인 대통령과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가기로 확약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5.1경기장에서 “오늘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백두에서 한라까지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영구히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자고 확약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것이 선언문에 “남과 북은 한반도를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어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였다”(5항)고 명기되었다.

그 내용을 보면 북측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했으며, 또한 미국이 6.12조미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를 표명했다. 그리고 남과 북은 조선(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함께 긴밀히 협력해나가기로 했다.

여기서 언급된 “6.12조미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르는 상응조치”란 조미공동성명에 명기된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안전담보를 제공할 것을 확언하였으며 김정은 위원장은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부동한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정신에 따라 미국이 자기 할바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필자는 여기에서 구태여 이 같은 문제를 다시 강조하기보다 문제의 한쪽 당사자인 조선이 생각하고 말하는 비핵화란 과연 어떤 것인가 하는데 대해서 확인해두고싶다.

여기에서 다른 해설이나 자료는 필요없다. 조선에서는 지금까지 영도자에 의해서 비핵화 의지가 거듭 표명되어왔으므로 그 내용을 다시 보기로 한다.

우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5년 6월 17일 남측의 노무현 대통령(당시)의 특사로서 평양을 방문한 정동영 통일부 장관(당시)을 만나서 자기들은 미국의 적대시정책 때문에, 초강대국 미국이 우리를 압살하려고 하니까 우리를 지키기 위해 핵을 갖는 것이다. 미국의 적대시정책이 없어지면 핵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정동영 장관이 그 의사에 대해서 두번 세번 확인하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고 말했다(YTN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 2018.3.5방송).

또한 2018년 3월 5일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 일행을 만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이며 자기들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체제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3.6 특사단의 언론발표문).

그리고 〈신화통신〉에 의하면 2018년 3월 25일부터 28일까지 중국을 비공식방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에서 만약 남조선과 미국이 선의로 우리의 노력에 답해와서 평화, 안전의 분위기를 만들고 평화실현을 위해 단계적, 동보적(同步的) 조치를 취한다면 조선반도 비핵화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내용을 통해서 확인되는 것은 첫째로 조선에게 있어서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이라는 것이며, 둘째로 조선의 핵보유는 미국의 적대시정책과 위협때문이라는 것, 셋째로 따라서 자기들에 대한 미국의 적대시정책이 중지되고 미국이 자기들을 위협하지 않는다면 자기들이 핵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해법은 오직 하나 동시행동 원칙대로 하는 것이다. 검증이 필요하면 조미가 함께 검증을 받아야 하며, 핵을 폐기하겠으면 역시 양자가 함께 폐기해야 한다.

더욱이 조미관계는 정전상태에 있는 교전쌍방의 관계이며 그러한 상대 앞에서 일방적으로 발가벗거나 무장해해할 수는 없다. “비핵화가 먼저냐 종전선언이 먼저냐” 하는 문제도 이같은 시각에서 보아야 한다.

그리고 또 한가지 언급해둘 것은 이미 여러 사람들이 지적한 것처럼 남북 혹은 조미간에서 합의본 것은 조선(한)반도의 비핵화이지 ‘북의 비핵화’가 아니다는 것이다.

사실 북측, 다시 말해서 조선만이 비핵화했다고 해도 한국은 여전히 미국의 핵우산아래 있으며, 혹은 한국땅에는 핵이 없다고 하지만 유사시에 필요하면 하늘과 바다에서 얼마든지 미군이 핵무기를 실어올 수 있다. 특히 이같은 위협은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정책이 지속되는한 상시적으로 존재하게 된다.

어쨌든 세상 사람들은 평양정상회담 결과를 보고 이제 공은 미국에 넘어갔다고 말한다. 따라서 미국은 조선에 대한 의심만 앞세우고 자기 발바를 하지 않은채 넘어가려 해서는 안될 것이다.

맺으며

다시 확인하건대 이번 평양정상회담은 지난 판문점회담과 마찬가지로 평화와 번영, 통일을 염원하는 온 겨레의 한결같은 염원에 따라, 혹은 현재의 남북관계를 통일로 이어갈 것을 바라는 온 겨레의 지향과 염원을 실현하기 위하여 진행되었으며 그 결과물로서 발표된 4.27판문점선언과 그를 철저히 이행하기 위한 9월평양선언은 민족자주의 원칙이 관통된 평화, 번영 그리고 통일의 이정표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의 5.1경기장에서 말한 것처럼 5000년을 함께 살고 70년을 헤어져 살았던 우리 겨레는 지난 70년의 적폐를 완전히 청산하고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하여 8000만이 손을 굳게 손잡고 나가야 한다.


2018.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