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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저물어가는 12월의 어느날 두 사람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사람은 미국의 이름난 대학 대학원에 있는 동포여성이고 또 한사람은 조선(한)반도문제에 대해서 연구하는 일본인 학자였다.

당연히 그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올해들어 조선(한)반도정세가 격변하고 모처럼 좋게 나갔다가 요즘에 와서 주춤거리는 상황이 화제에 올랐다.

그들은 입을 모은듯 6.12조미합의가 좀처럼 이행 안되는 것은 미국 국내 방해세력 때문이며, 남북관계도 그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사실 얼마전에도 한국의 문정인 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미국이 너무 남북관계가 앞서간다고 불만을 토로했다고 말했으며, 또한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10월에 북의 인사들을 만나보니까 그들은 남측이 더 적극적으로 미국을 설득하고 남북경협도 촉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다,

더 한심한 소리도 들려왔다. 12월 13일부 〈조선일보〉 인터넷판에 의하면 평양에서의 남북 정상회담 때 쓰인 문재인 대통령의 전용기가 “북조선을 방문한 비행기는 180일(6개월)동안 미국을 방문할 수 없다”고 하는 미국의 대북제재 적용을 받았으며, 그 바람에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으로부터 ‘제재예외’를 인정받고 유엔총회 참석과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전용기로 뉴욕을 방문했다고 한다.

이 기사가 사실인지 아닌지 알 수 없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12월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재외공관장 만찬 자리에서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인이라는 인식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 발언이 결코 빈말이 아니기를 바랄뿐이다,

두사람은 이같은 상황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방문과 서울에서의 남북 정상회담이 연내에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필자는 그들에게 새삼스럽게 물어보았다. 미국에서 트럼프의 인기도가 얼마나 높은가고.

동포여성은 트럼프가 미국이라는 나라를 완전히 이분(二分)해놓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일본인 학자는  ‘아메리카 우선(America First)’이라고 말하고는 대통령 자리에 앉은 트럼프가 국내에서는 정부각료를 자주 교체하고 마음에 안드는 기자를 백악관에서 출입금지하며, 대외적으로는 국경지대에 벽을 쌓아놓고 피난민들의 발을 묶어놓는 등 결국은 ‘트럼프 우선(Trump First)’으로 나간 바람에 내외적으로 고립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인 학자는 “이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만이 트럼프의 친구”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물론 그는 아이러니를 말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말을 듣고 초기에만도 조선의 최고수뇌에 대해서 품위없는 소리를 하고 조선을 “완전파괴하겠다”고까지 말한 트럼프 대통령이 10월 29일, 11월 중간선거  유세에서 자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사랑에 빠졌다(we fell in love)” 고 말한 일이 생각났다.

지금 조미관계는 트럼프 혼자만이 이렇게 들뜨고 주변에서는 여전히 ‘북의 비핵화’와 ‘제재계속’만들 되풀이하는 모양새가 계속되고 있다. 그래서 백악관 등에서는 연초에 다시 조미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말하지만 주변의 반대파 말대로라면 모처럼의 6.12합의는 물론 조미관계가 깨지지나 않겠는지 사람들이 우려할 정도이다.

그런데 일본인 학자는 그렇다고 미국이 조미관계를 깰 수 없다고 말했다. 왜냐 하면 미국은 만약에 그렇게 되었을 때 조선이 어떤 강경자세로 나올지 몰라서 몹시 불안해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이제는 정세를 누가 주도하고 있는지 명백할 것이다.

확실히 지금 ‘김정은열풍’이 불고 있다. 이는 지난 6.15 때 불었던 ‘김정일열풍’보다 더 거세찬 열풍이다.사실 요즘 남녘동포들속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방문을 환영하며 서울 정상회담의 실현을 바라는 목소리가 하루 이틀도 아닌 연일처럼 높아가고 있는데 이런 일이 언제 있었는가.

주춤거리는 정세 이야기로 되돌아가 보자. 결론부터 말해서 주변에서 어떤 바람이 불어도 상황 타개의 비결은 아무도 대줄 수 없다.

답은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에 도착한 9월 18일 환영만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 연설의 한 구절에 나와 있다.

“…우리의 전진도상에는 여전히 많은 난관이 가로놓여있고, 역풍도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북과 남이 서로 손을 맞잡고 뜻과 마음을 합쳐 좌고우면하지 말고 앞으로 나갈 때 길은 열릴 것이며, 우리 스스로 주인이 되는 새로운 시대는 흔들림을 모르고 더욱 힘있게 전진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이것이 무엇보다 소중하며 귀중한 자산입니다.” (K)

2018.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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